아주 예전에 집 근처 속독학원을 알아봤을 때 몇 개월 과정이었고,
그곳은 전공서적으로도 수업을 하므로 효율이 두 배라며 광고했었습니다.
이는 저에게 알아본 것만으로도 큰 부담을 주었기에 포기했습니다.
성인이 된 제가 애기들과 함께 수업을 하면서 느끼게 될 상대적 박탈감이 벌써부터 생생했거든요.
아이들은 이해하는 내용은데 나는 못 따라간다던지.. 그런거요.

나이를 더 먹고 나서도 속독에 대한 열망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주변에 속독을 하는 친구가 있다보니 잊혀지지 않고 계속 상기 됐던 것 같습니다.

몇 년만에 인터넷에 '성인속독'이라고 검색을 하니 속독의 신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당시 전 굉장히 바빴기에 자세히 알아볼 시간도 없었습니다만,
'어려운 책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접해온 동화책을 가지고 수업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어서 고민할 것도 없이 서울 특강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수업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평소 글 읽는 속도가 유난히 느렸던 저는 '이 동화책마저 제대로 못 읽어 부진한 성과를 보이면 어떡하지?'하는 공포심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강사님께서는 초반에 말씀하십니다. 속독은 별 거 없다고. 우선 글자 하나하나 인식하는 좌뇌식 사고를 바꾸고 트라우마를 깨부숴야 한다고.
귀에 쏙쏙 박히는 강사님 말씀을 하나하나 주워담으며 정말 열심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일반 성인은 분당 500자를 읽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 분당 300자를 보는 성인이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저는 특강 중 분당 최고 7,777이란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글자수/읽은시간*60초)
물론 속독이란 건 꾸준한 연습에 의하여 습관을 들이는 것이기에 노력 없이는 저 속도를 제것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겁니다.
딱 한 번 들은 3시간짜리 특강으로 인하여 평생 남들보다 10배의 속독을 한다는 건 어찌보면 사기입니다.
본 특강에서는 방법과 요령을 배우고, 우리는 그걸 스스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겁니다.
하루 30분씩 연습하면 된다는데 결국 이것도 제 노력에 의해 맺히는 과실이 되겠지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캠프도 참가해 보고 싶네요.